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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해루질 장비가 중요한 이유

by soonhappy 2019. 10. 13.

썰물 : 만조에서 간조로 될 때 해수의 수위가 점차 낮아지게 되어 내륙에서 바다 쪽으로 해수가 빠져나가는 현상

 카라반과 함께 서해로 출정을 나갔다. 썰물 시간 되자 해안가의 바닷물은 서서히 빠지기 시작했다. 바닷물이 빠지자 모두 약속이나 한 듯 많은 많은 분들이 갯벌로 들어간다. 쪼그려 앉아 바닥을 보며 무언가를 채집도 하고, 삽으로 갯벌을 파기도 한다. 물이 빠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갯벌로 들어왔다. 갯벌에 들어온 사람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많다. 이 많은 사람들이 어디에서 왔을까? 무엇을 잡으려 하는 것일까?  궁금하여 슬쩍 가서 보았더니 바지락을 잡고 있었다. 유심히 보았더니 채집 방법이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해루질 한번 해보지 않는 저였지만 " 나도 한번 잡아볼까? " 하여 해변 앞 마트에서 5,000원짜리 호미를 구입했다. 밀물이 되기 전에 빨리 많은 양을 채집하여 가족들과 시원한 바지락을 끓여 먹을 생각에 설렌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열심히 바지락을 채집하고 있었다. 채집통에 채집량이 늘어나자 신이 났고 재미가 붙는다. 저 멀리 그만 잡고 나오라는 와이프의 말에도 " 이 양으로는 우리 가족들이 부족할 텐데... 조금 더 잡아야겠다 " 싶어 들은 체도 안 한다. 물 빠진 갯벌에서 한 시간을 넘어 두 시간째 집중에 집중을 더 하고 있었다. " 탁탁탁 " 돌 사이로 호미질을 하는 순간 호미에서 붉은 물이 뚝뚝 떨어진다. 깜짝 놀랐다. 바위에 붙어있는 굴 껍데기에 베이고 만 것이다.

굴 껍데기는 매우 날카롭다. (사진은 본문 내용과 련련 없음.)

 호미를 쥐고 있던 세번째와 네 번째 손가락에서 피가 많이 흐른다. 재빨리 바닷물로 피를 닦았다. 갈라진 피부 사이에 낀 검은 진흙들을 빼내려 했지만 깊게 달라붙어 잘 빠지지 않는다. 바닷물로 진흙을 간신히 빼내고 찢어진 곳을 반대 손으로 움켜 쥔 채 갯벌 밝으로 나왔다. 약 2cm 정도는 찢어졌는데 꿰맬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하여 항시 갖고 다니는 상비약으로 응급처치를 하였다. 와이프가 " 아까 나오랬지? " 하며 핀잔을 준다. 채집한 바지락은 해감을 하여야 한다고 하여 몇 시간을 통에 두었다. 함께한 캠퍼들이 해감 잘 못하면 흙을 다 먹는다며 방생하기로 결정한다. 두 시간여 동안 채집하여 남은 것은 내 손의 상처, 하지만 재미있는 체험과 경험을 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바지락 칼국수는 해변 앞 식당으로 이동해 먹었다. 남은 것은 베인 상처와 손톱, 발톱에 끼인 검은 흙. 물로 씻어도 깊게 끼인 흙은 빠지지도 않는다.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최소한의 장비, 장갑과 장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느끼게 되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 중에 저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적어 보았다. 장갑과 장화는 꼭 착용하고 안전한 해루질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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